댕~댕~
"으...으음"
커다란 종소리가 시아의 잠을 깨웟다. 사방을 둘러보니 화려하고 아름다운 조각상과 벽에 그려진 그림들이 들어온다. 창문으로 햇살이 따스하게 들어오고, 창밖 정원 분수에는 새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여..여기는 어디지?"
의외의 장소에서 눈을 뜬 시아. 잠시 지난 일을 생각하려 두 눈을 감앗다.
"그래,그렇군. 분명 우리는 기습을 받앗고, 신벌대행자라 불리는 이들과.... 우리...우리?? 카일...카일은 어디간거지??"
눈을 번쩍뜨며 사방을 둘러보는 시아.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고 자신만이 침대에서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을뿐이었다.
'끼이익'
방의 문이 열리고, 하얀 사제복을 입은 사람이 들어온다.
백발에 얼굴에 가득한 주름, 사제복위에 걸친 고위사제를 표시하는 장식들까지....한눈에 봐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였다.
그 백발의 사제는 조용히 창가로 다가가 밖을 내다보며 말은 꺼냈다.
"오랫만이오, 시아."
굵고 강인한 목소리였다.
"다시는 보는 일이 없으리라고 생각햇는데 말이지, 헤인!"
시아의 목소리엔 날카로움이 베여있었다. 헤인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시아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그 저주받은 손에서 해방되지 않는 이상, 우리는 계속 만나게 될것이외다."
"흥! 몇번을 들은 이야기고, 몇번을 반박했던 이야기야. 더 이상 당신과 당신의 교단에게 볼일은 없어!"
차갑게 쏘아 붙이며 시아가 자리에서 일어나려했다.
"시아, 당신의 장비들은 우리가 잘 보관하고 있소. 이야기가 끝나면 모두 돌려주고 보내줄것이외다. 잠시 그대로 휴식을 취하면서 이 늙은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오."
"...."
시아는 차갑게 헤인을 쳐다보며, 일어나는 것을 멈추었다.
"무엇부터 얘기해줘야 할것인지......으음..."
헤인은 잠시 고민하는듯 하였으나 바로 말을 이어갓다.
"그래요, 시아. 지금 당신에게 있어 가장 궁금한 것은 카이레스이겠죠."
"...알고 있는건가? 만약 헤인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이라면 무력을 써서라도 받아 가겟어. 그 아이는... 그 아이는..."
"당신의 아이지요. 또한 당신의 아이가 아니길 바라는 아이지요. 이 모든것이 모두 그의 계획의 일부라오."
"그?"
시아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난다.
"그렇소. 우리 교단은 태고의 성전에서 그를 봉인한적이 있소. 시아, 당신도 들어본적이 있을것이오. 오즈마. 지난 성마대전에서 사도와 악마의 군단을 만들어 인간계를 혼돈에 빠뜨린 오즈마 말이오."
"오즈마라고? 하지만 오즈마는 이미 당신들 교단에서 봉인을 해두었고, 이제 와서 그게 풀렸다는 말인가? 그리고 그걸 지금 나더러 믿으라는 건가?"
"믿지 않아도 좋소이다. 허나 우리는 현재 아라드 대륙내에 벌어지고 있는 이상현상에 대해 오즈마의 힘이 다시 영향을 주고있다고 판단을 내렸소이다. 아직 봉인은 건재하나, 최근 일부 지역에서 그의 사념체를 접한 사람이 생기고있소. 분명 오즈마는 다시 무언가를 꾸미고 있음에 틀림이 없으나 그것이 무엇인지는 우리도 알수없으며, 시아 당신과 카이레스에게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는 더더욱 알 수 없소이다. 허나 시아 당신은 일반적인 카잔증후군에 걸린 사람이 아니며, 카이레스 또한 무언가 다른 힘이 그녀안에 있다고 생각하오이다. 그래서 우리 교단에서는 당신들을 보호 및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구속을 희망했던 것이오."
혼란스럽다. 나의 이 힘이 다른 사람들과 별개의 것이라고? 카일에게 알수없는 힘이 있다고? 그리고 먼옛날 봉인당한 악의 화신이 우리를 통해 무언가를 노리고 있다고? 도대체 이것이 무슨 소리인가?
"그래... 그렇다면 이미 그 목표는 달성한 것이 아닌가? 나와 카일을 이렇게 당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에 두고있으니 말야!"
헤인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내쉬엇다.
"후우~. 당신의 힘은 정말로 특별한 것이었소. 제13성직기사단 신벌대행조장 2명을 보냈음에도 이정도의 피해와 목표를 못이루었으니 말이오."
"무슨 소리지?"
"신벌대행2조장 제라드는 현재 우리 교단에서도 아주 특별한 케이스였소. 악마와 사도의 힘을 자신의 몸안에 받아들여 그 힘을 사용할수 있는 특이한 능력. 그리고 1조장 란은 차기 13성직기사단장후보로 손꼽히고 있을정도의 훌륭한 기도력과 성품을 지니고 있소. 허나 당신의 그 알수없는 힘은 제라드의 오른쪽 팔을 거두어 갔소이다. 마침 다크엘프 무리의 기습이 없었다면 아마도 제라드는 큰 부상을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오."
"다크엘프!"
"그렇소. 그들은 카이레스를 노리고 당신이 제라드 일행과 접전을 벌이고 있을무렵 납치를 계획했던 모양이외다. 허나 당신은 카이레스를 납치하려는 다크엘프들에게 공격목표를 바꾸고 그들의 공격에 정신을 잃게된것이오. 덕분에 우리쪽에선 제라드의 팔하나에 그치는 피해로 이렇게 여기에서 당신과 이야기를 나눌수있는것이오."
"어째서, 다크엘프가 시아를 노린거지?"
"알수없소. 단 이 모든게 분명 오즈마와 관련이 없다고는 할수없을것이오. 이미 오즈마의 영향력으로 노스마이어 공국의 내분은 혼란에 치닫고 있소. 다크엘프의 등장. 그리고 그런 다크엘프들의 카이레스의 납치. 이정도면 어느정도 이해가 되겟소?"
시아는 고개를 떨구며 이마를 손으로 감쌌다.
"그래서.... 그래서 어쩔 작정이지?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거지? 나의 딸인 카일은 분명 잊을수없는 그 날의 아이다. 그래서 몇번이고 몇번이고 내 손으로 없애려 했엇지. 하지만.....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하나뿐인 딸이다. 내 핏덩이란 말이다. 지금 나에게 오즈마의 계획에 이용될 내딸을 없애라고 당신은 말하는건가?"
헤인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시아에게 다가와서 시아의 손을 감싸쥐엇다.
"부탁이오. 부디 카이레스를 구해주시오. 그 아이에겐 우리가 알수없는 힘이 있소이다. 다시한번 오즈마를 저 머나먼 영겁의 어둠속에 봉인할수 있을지도 모르오. 그 아이라면.... 그 아이라면 가능할것이외다. 부디 부탁드리니 그 아이를 구해주시오."
간절한, 너무나도 간절한 부탁이였다.